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6일 “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이라며 “현재의 (초·중·고) 학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교육 체제인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 학제를 ‘초등 5년→중등 5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교육 2년’으로 재편하자는 내용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렇게 주장한 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창의교육이 가능하게 하고, 대학입시로 왜곡된 보통교육(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키우는 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사교육을 혁명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엔 만 3살부터 2년간의 유치원 과정을 공교육으로 편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안 전 대표는 “진로탐색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입학하고, 직업학교를 졸업하면 일찌감치 직업훈련을 받고 직장에 다니게 되는 것”이라며 “직업학교를 졸업한 아이도 산업체에서 일정기간 일하면 대학 진학 자격이 주어져 본인이 원하면 쉽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과격한 변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고 향후 10년 계획을 합의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교육은 물론 정치·사회·안보 등 각 분야를 망라한 개혁과제를 나열하며 사실상의 대선공약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집중화되고 패권화된 권력에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18살 선거권 부여,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강력히 주장해 온 대선 결선투표제와 관련해선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헌법재판소에 해석을 의뢰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또 “굳건한 한-미 동맹의 공동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더욱 발전시킨 가운데, 우리 스스로 힘을 길러 안보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개척해 나가는 자강안보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안정감’ 있는 대선주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직이 없는 ‘평의원’인 안 전 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지지율 답보상태인 안 전 대표를 위해 연설 기회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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