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지도부 간담회서 미국이 기여한 역할 강조
”사드 번복 절차 아닌가하는 의구심 버려도 좋다”
”사드 번복 절차 아닌가하는 의구심 버려도 좋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끼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시각)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한국은 최근 (정치적) 시련을 겪었으나 한-미 동맹이 뿌리내린 민주주의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다”며 “한국의 촛불혁명은 미국이 한국에 이식해 준 민주주의가 활짝 꽃을 피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원·상원 지도부와의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양국 간의 우의와 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와 관련된 워싱턴 정가의 정서를 의식한 듯 사드 배치 합의에 대한 존중 의지를 거듭 확인시켰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한-미 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전 정부의 합의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이므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 특히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다”라고 환경영향평가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겠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맥 쏜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드린다. 북한에게는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언급은 하원 간담회에 이어 열린 상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에 기여한 미국의 역할을 언급하며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구명에 나섰던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여러 의원들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대통령의 압도적인 (대선) 승리를 축하드린다. 이것은 대통령 개인의 승리일 뿐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서도 대단한 승리다”라고 축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쪽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동행했고, 미국 쪽에선 폴 라이언 하원의장, 케빈 매커시 공화당 원내대표(하원),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하원),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코리 사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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