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후임자는 통일 대통령으로 베를린 오게 하겠다”

G20 정상회의 위해 독일 방문…첫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
“한겨울 베를린에서 촛불 들어준 분들께 진심 감사”
한-미 정상회담 언급하며 “북 도발에도 한-미공조 굳건”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독일 방문 첫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 하이엇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이곳 베를린도 한겨울에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많은 분들이 촛불을 들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첫 현지 일정으로 마련한 동포 간담회에서 지난해 탄핵국면에서 촛불을 들고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애쓴 재독 동포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30분(현지시각) 베를린 하이엇 호텔에서 “무너진 외교를 정상화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오히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져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촛불혁명 이후 독일에서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많이 달라졌습니까? 여러분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과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이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며 우리의 미래가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뜻을 같이 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한-미 간의 공조는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해소됐다. 모레부터 시작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성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노고도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헌신과 애국이 있었기에 조국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달라진 조국,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해외안전지킴이센터 설치 △재외동포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지원 △우수 인재 장학금 지원 △한글학교 지원 등 해외 동포들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약속했다.

베를린/이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