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된 뉴라이트 교과서, 자녀들의 위장 전입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31일 “제 신념이 이번 정부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생각이 없다. 제가 부족하지만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과학회 활동과 동성애 반대 성명 동참에 이어 ‘1948년 8월15일 건국절’ 주장과 이승만 정부 독재 옹호 발언 등으로 제기된 ‘사퇴’ 압박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이런 곤란을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먼저 드린다”는 말로 최근 불거진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 중심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데 확실한 신념이 있다”며 “이 점은 이번 정부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대학교 3학년부터 신앙생활(기독교)을 시작했다는 사실 등 종교 생활과 개인적 인생사를 공개했다. 박 후보자는 “제 내면에 이념적 부분을 형성한 데 있어서 포스텍(포항공과대)을 설립한 고 박태준 이사장과 기독교 신앙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입을 열었다.
박 후보자는 종교 문제에 대해선 “검증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역사관 논란에 대해선 ‘무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털어놓았다. 그는 “부끄럽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 정치적, 이념적 성향에 대해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며 “포스텍과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보수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또한 계속해서 혁신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진보적 신앙을 가지고 있었는지 실질적으로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48년 8월15일 건국절’ 주장 논란과 관련해선 “솔직히 말씀드리면 건국과 정부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됐다”며 “이번에 헌법 관련 문장들을 살펴봤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담은) 헌법 정신과 가치를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뉴라이트계 인사’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학과 세미나에 초청한 데 대해서도 “뉴라이트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번도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를 생각해본 적도 없고, 제가 거기 회원도 아니며 그분들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을 하려는 관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특히 “저는 이제까지 어떤 정치적·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교육하고 연구하는, 벤처생태계를 만드는 현장에서 어떤 이념적 색채나 종교적 색채도 갖고 일한 적이 없다”며 “저는 편향된 사람이 아니다. 오픈 마인드를 갖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팀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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