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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국정원 추명호 움직여 ‘최순실 비호’ 정황

등록 2017-10-16 22:25수정 2017-10-16 22:28

국정원 개혁위 조사 결과
2016년 우리은행장 이슈 없는데
추명호, 우병우에 비리보고서 건네
최순실 ‘우리은행장 청탁’ 문건 확인
인사파일 등 우병우에 전달 가능성

추, 문체부 간부 8명 세평 수집 지시
우병우, 장관에 6명 인사조치 요구
미르재단에 비협조적인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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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자료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씨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높여주는 정황들이 대거 포함됐다. 우 전 수석은 그동안 최씨와의 관계를 부인해온 터라, 이번 자료를 바탕으로 두 사람의 유착 관계 규명에 한층 다가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원 개혁위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은 지난해 6월 말 소속 처장에게 이광구 당시 우리은행장(올해 초 연임 확정)의 비리 첩보를 집중 수집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추 전 국장의 지시에 따라 소속 처장은 부하 직원 6명이 수집한 첩보를 종합해 두차례에 걸쳐 추 전 국장에게 보고했고, 추 전 국장은 이 보고 내용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우리은행장 동향 문건을 더해 다른 부하 직원에 건네며 종합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이 행장이 정치권 줄대기와 불투명한 공금 집행, 특혜 지원을 했다는 등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담긴 이 종합보고서는 그해 8월12일 우 전 수석에게 보고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특정 인사를 청탁하는 등 우리은행장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데, 우 전 수석이 이 과정에도 개입한 정황이 이날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 개혁위는 이에 대해 “우리은행장 연임이나 비리 문제가 이슈화되지 않았음에도 비리첩보를 집중 수집하도록 지시한 배경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특검 조사 결과 2016년 7월 최순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우리은행장 인사 청탁 관련 문건이 발견된 점에 비추어 최순실 등이 새로운 행장 후보 추천을 위해 당시 우리은행장 연임을 저지할 명분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 전 수석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사진에는 최순실씨가 우리은행 부행장을 지낸 정아무개씨 이력서에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중’이라는 메모를 붙여놓은 것이 포착돼 있다. 검찰은 최씨가 이 메모와 인사 파일을 우 전 수석에게 전달했고,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가 메모를 촬영해 보관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 개혁위의 이번 발표에는 우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유착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또다른 사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 3월4일 추 전 국장이 세종시에 근무하던 직원에게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의 명단을 불러주며 이들의 세평을 작성·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도 그중 하나다. 추 전 국장이 세평 작성을 지시한 8명 중 6명은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좌천 인사 조치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들은 모두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설립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리 등에 대한 비협조적이었던 박민권 전 1차관 인맥이다.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에게 밉보인 인물들을 솎아내는 작업에 적극 개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추 전 국장은 2016년 9월 ‘검찰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없던 우병우 수석이 최순실·김기춘을 통해 민정비서관으로 입성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다’는 첩보를 수집하고도,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 등에게 정식 보고하지 않았다고 국정원 개혁위는 밝혔다. 국정농단의 단초가 되는 첩보를 확보해놓고도 우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숨긴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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