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의 회동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낮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오찬을 겸한 80분간의 회동에서 김주영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과 한국노총이 만든 벽시계를 선물했다. 청와대는 노사정 3자의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삼곡영양밥과 삼색야채된장국, 삼합 등을 내놨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국정운영 파트너인 노동계를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확대 등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는 노사정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김주영 위원장은 “올해는 세계 하위권인 노동기본권을 개선해야 하고 노동조합법 전면 개정과 노조 활동을 부당하게 제약하는 타임오프도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달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명환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어진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차담회는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오후 3시부터 70분 동안 진행됐다. 현직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의 단독 만남은 2007년 6월 노무현 대통령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며 비정규직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10년7개월 만이다. 청와대 쪽은 노동 현안에 대한 양대 노총의 견해가 달라 자리를 따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당선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전태일 일기 표구본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새 지도부 취임을 축하하면서 “2007년 후 11년 만에 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에서 만나게 된 것은 무척 감회가 새롭고, 노동존중사회 구현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한 첫출발은 자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향점이 일치하는 만큼 첫걸음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조기 안착과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20년 만에 가장 진지한 기대 속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며 “남북 화해 무드에 따라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민주노총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분위기가 아주 훈훈하고 좋았다”고 전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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