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등 주요 행사 초청장을 전달받아 살펴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청와대가 31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평창겨울올림픽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며 사전 리셉션과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대치동 이 전 대통령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맞았다. 한 수석은 “대통령님께 이번 올림픽은 남다르지 않으시냐. 찾아뵙고 참석해 주십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이 있으셔서 초청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 수석이 전한 초청장을 꺼내 펼쳐본 뒤 “문 대통령께서 진정한 말씀으로 초대해 주셨다. 국가적 경사이자 대한민국의 화합을 돕고 국격을 높일 좋은 기회라 이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참석을) 고려하겠다. 문 대통령께 잘 말씀을 전해주시라”고 했다. 최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다스 실소유주 관련 수사를 둘러싼 갈등과 무관하게 문 대통령의 초청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20여분에 걸친 만남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1년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점을 언급하며 “세번 만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하고, 2월9일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사전 리셉션과 개막식에 모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고 한 수석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화합과 통합을 잘 해서 이 정부가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수석은 “사전에 서로 평창올림픽 관련 이야기만 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 등) 그밖의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리셉션에 참석하면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 이후 2년 3개월 만에 문 대통령과 만난다.
성연철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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