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유대인 전통식인 ‘코셔 식단’ 지켜
조개류 빼고 비빔밥, 두부구이 등 준비
조개류 빼고 비빔밥, 두부구이 등 준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밤 상춘재에서 평창 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대표단 단장 일행을 위한 만찬을 개최한다. 청와대는 이방카 백악관 고문의 식성을 배려한 한식과 국악 연주로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만찬 전채요리로는 3년 숙성 간장 특제소스로 버무린 ‘연근 배 샐러드’와 옥광밤과 대추를 갈아 만든 ‘대추 황률죽’이 오른다. 제주도산 금태를 바삭하게 구워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인 된장으로 만든 소스로 곁들인 ‘된장소스의 금태 구이’도 이어 상에 오른다. 메인요리로는 황토 맥반석 숙성고에서 숙성시킨 쇠고기 갈비를 참숯불에 구운 ‘갈비구이’와 국내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를 특제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구운 ‘두부구이’, 가을에 수확한 김포 금쌀을 당일 도정해 지은 밥과 함께 제철 나물과 청포묵 등이 더해진 ‘비빔밥’과 ‘콩나물국’이 마련된다. 청와대는 “비빔밥은 서로 다른 재료를 골고루 섞어 먹는 음식으로 화합을 상징한다”고 했다.
후식은 신선한 딸기를 익혀 만든 졸임과 딸기 주스로 만든 젤리, 딸기로 만든 얼음과자로 3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딸기숙과 딸기 얼음과자’가 나온다. 차로는 제철에 수확한 유자로 청을 만들어 2년 숙성해 깊은 유자향이 일품인 ‘유자차’가 제공된다. 주전부리로는 고구마 부각과 말린 대추, 귤칩, 산청 곶감에 호두를 넣어 만든 곶감말이, 호두튀김 등이 준비된다. 만찬주로는 한국 와인의 대표적 산지인 충북 영동 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과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산지 나파밸리 산 적포도주가 함께 오른다. 청와대는 “한·미간의 우애와 화합을 만찬 테이블에서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만찬 차림에서 전통적인 유대인의 ‘코셔’ 식단을 지키는 이방카 고문을 위해 신경을 썼다. 코셔는 전통적인 유대인의 의식 식사법에 따르는 정결한 음식을 뜻한다. 유대교 율법에 의해 식재료를 선정하고 조리 등의 과정에서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육류는 돼지 외에 토끼, 너구리, 낙타 등을 부정한 동물로 여겨 먹지 않는다. 물고기는 민물과 바다고기 모두 지느러미와 비늘이 다 있어야 먹을 수 있다. 장어나 미꾸라지, 조개 같은 패류,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 등은 먹을 수 없다. 청와대는 “갑각류, 회 등을 되도록 피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만찬 뒤에는 상춘재에서 이방카 보좌관과 미 대표단을 위한 짧은 하우스콘서트도 연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해금 연주자 안수련씨와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씨가 가야금과 해금의 협연으로 ‘클레멘타인’, ‘메기의 추억’, ‘금발의 제니’ 등 3곡을 연주한다. 청와대 쪽은 “음향시설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생생한 연주를 그대로 들려줌으로써 미 대표단 일행이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가까이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콘서트를 준비했다”며 “하우스콘서트는 만찬에 초대된 이방카 보좌관과 미 대표단이 한국의 운치를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이방카 고문이 1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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