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평양 노동부 청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별사절단을 배웅하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연합뉴스
“(비핵화 의지에 대해)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가 답답하다.”
수석 대북특사로 북한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이행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의구심에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 등 5명의 대북특사단은 당일 일정으로 방북한 5일, 평양 도착 1시간30분 만에 김 위원장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10~20분 정도까지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특사단 방북 때 평양 도착 3시간 만에 만난 것보다 신속하게 이뤄진 것이다. 장소는 3월처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였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다. 북쪽에선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평소 말을 아끼는 정 실장은 방북 결과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 발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에 답답함과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며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나갔는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특히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북한 지도부와 남북정상회담 관련 협상을 별도로 진행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특사단이 김 위원장 면담을 마치고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쪽 인사 5명과 오찬을 같이했고, 이후 오후 3시부터 남북 간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쪽 인사들과의 만찬은 없었다고 한다. 특사단 1차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만찬을 했다. 김 대변인은 “협상이 길어지면서 북쪽에서 내놓은 저녁 식사를 우리 특사단끼리 했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느라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고 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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