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 설치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회담을 재현한 무대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청와대가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남북 경제협력 사업과 관련된 정부·재계 인사를 대거 포함한 공식수행원(14명), 특별수행원(52명) 등 66명의 명단을 16일 발표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체화하고 경협의 토대를 마련해 두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구성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별수행원 명단에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3차 정상회담은 평화가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정치·경제·사회·문화·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인사로 수행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식수행원 14명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등이 포함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외교부 장관이 처음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에 포함된 것에 관해 “매우 이례적이지만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이기 때문에 강 장관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식·특별 수행원 명단을 볼 때 정상회담에서 남북 경협을 대비한 경제 관련 의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행원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서해 평화수역 조성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사업의 주무 장관과 기관장들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 남북협력 사업 관련 기업 대표도 여럿 포함됐다. 임 실장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대기업 대표 등 17명이 포함됐다. 임 실장은 “비핵화가 잘 진행되고 남북관계가 많이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라고 생각한다”며 “기업들도 오래전부터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본격적인 남북관계 발전에서 경제 비중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준비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란히 노동계 대표로 방북단에 이름을 올렸고,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당 대표들이 처음으로 함께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이번에도 방북 특별수행원에 이름을 올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세번 모두 정상회담에 참석하게 됐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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