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야당이 ‘반의회주의 폭거’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유 장관은 의정활동 내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간사 등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으로서나 사회부총리로서나 아주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업무에서 아주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서 인사청문회 때 제기된 염려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 장관에게 “(교육부 장관으로서) 유아부터 초등교육까지 완전국가책임제와 온종일 돌봄을 실현하고, 고교 무상교육 도입과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공약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노력해달라”며 “사회부총리로서도 교육, 문화, 체육, 복지, 환경, 노동까지 포함하는 사회 분야 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사회가 포용 사회, 포용 국가로 갈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에 채택이 불발된 유 장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일까지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회신이 없자 이날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유 장관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등 충분히 소명해, 국민 눈높이에 비춰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국회와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정국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처리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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