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4차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7월 초 3차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이후 북-미 간의 2달에 걸친 협상 교착이 이어진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갈무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북-미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핵심 의제에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전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방한한 폼페이오 장관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면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양쪽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다만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중간선거(11월6일) 이전인지 여부와 실무협상단 구성 내용, 비핵화 관련 미국 정부의 참관 계획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선 “알 수 없다” “더 이상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설명을 듣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 만나 “오늘 북한 방문은 상당히 좋았고, (방문에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접견은 이날 저녁 6시56분부터 7시34분까지 38분 동안 이뤄졌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을 마친 오후 5시2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나란히 걷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는 좋은 여행을 했다.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와 관련해 계속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고 썼다. 김정은 위원장도 회담에 흡족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협의를 한 뒤 90분 동안 오찬도 함께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이 오찬 때 ‘오늘은 두 나라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조속 개최 합의 및 북-미 양쪽의 긍정적인 평가에 비춰볼 때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맞교환,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 핵심 의제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남·북·미 종전선언→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화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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