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교황 “두려워말고 나아가라” 한반도 평화 강력한 지지

등록 2018-10-18 22:35수정 2018-10-19 10:12

‘사상 첫 방북’ 파격에 가까운 수락
“문 대통령 말씀으로 충분하지만
북 공식 초청장 보내주면 좋겠다”
세계 12억 신도 지닌 교황의 지지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구상 힘실려
‘제재완화 통한 비핵화 촉진’도 탄력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시라. 두려워하지 마시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자신을 찾아온 특별한 신자 ‘디모테오’(문재인 대통령 세례명)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주었다. 그는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굳은 지지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면담 전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교황이 방북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이 나아간다고 해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수준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러나 교황은 “(북한의)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할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명쾌하게 방북을 수락했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는 응답이었고, 파격에 가까운 수락이었다.

교황의 즉각적인 방북 수락은 그동안 그가 보여온 분단 한반도에 대한 관심, 애정과 맥락을 같이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14년 8월 취임 뒤 세번째이자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평창겨울올림픽과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가 고빗사위에 있을 때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문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교황의 기도에 고마워하는 글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렸다. 교황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 개신교 대표를 만나 화해 행사를 후원하는 등 남북 화해를 위해 직접 움직이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말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전달자인 문 대통령에게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남북 평화를 축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김 위원장의 인사를 전해 받고 “외려 내가 감사하다”며 김 위원장에게도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교황의 방북 수락을 얻어냄으로써 이번 유럽 순방의 가장 큰 목표를 달성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번 순방의 최대 목표는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특별기고에서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며 에둘러 교황의 조기 방북을 요청했다. 교황의 방문은 전쟁 없는 평화 한반도의 보증수표로 작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은 교황의 지지를 바탕으로 강한 탄력을 받게 됐다. 문 대통령은 ‘연내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냉전 해체를 통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이라는 구상을 하고 있다. 청와대가 교황 방북 성사를 이번 유럽 순방의 최우선 목표로 삼은 것도 세계 12억명 이상의 신도를 지닌 평화와 화해의 상징이라는 교황의 지지가 본궤도에 오른 한반도 새 질서를 더욱 속도감 있게 나아가게 할 ‘끌차’ 구실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 촉진’이라는 유럽 순방 화두에도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교황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수 유럽 가톨릭 국가에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상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진행된다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벨기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때 만날 영국, 독일 정상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설득할 예정이다.

바티칸/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