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9월 평양 공동선언과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비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9월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는 남북 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또한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길 일뿐만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그동안 불이익을 받았던 접경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혜택이 돌아갈 것이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남북의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 △민족관계 균형적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이산가족 문제 해결 △다양한 분야의 협력·교류 추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남북간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 적대행위 전면 중지 △군사분계선 일대의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 중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은 건 없었다. 구체적 합의들을 갖고 나중에 새로운 남북의 부문, 부분 합의들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는 그때 국회에 해당하는 것이지 원칙과 방향, 합의, 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이미 법제처 판단도 받았다. 판문점선언도 국민적 합의와 안정성을 위해서 우리가 추진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럽 순방 뒤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을 방문하거나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확보 할 수 있었다”며 “특히 바티칸과 교황께서는 평양 방문 의사를 직접 표명하시는 등 최대한 지지를 보여주었다”고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이처럼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당사자인 우리의 역할과 책무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며 “이번 기회에 한반도에서 핵위협을 완전히 없애고 완전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도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에둘러 국회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해외순방 때마다 우리나라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며 “많은 나라들이 방문 또는 정상회담을 요청해왔지만 일정의 한계 때문에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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