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면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정부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노력으로 우리는 ‘잘 살자’는 꿈을 어느 정도 이뤘으나 ‘함께’라는 꿈은 아직 멀기만 하다”면서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이룩한 외형적 성과와 규모에도 다수 서민의 삶은 여전히 힘겹기만 한 것이 현실이고 발전된 나라들 가운데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불평등이 그대로 불공정으로 이어졌다. 불평등과 불공정이 우리 사회의 통합을 해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 분쟁 △제조업 침체 △고용 여건 악화 등을 거론하면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경제와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고, 사람 중심 경제 기조를 세우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 경제를 추진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저성장과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우리 경제 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함께 잘 살자는 노력과 정책 기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경제 기조의 방향성에 흔들림이 없음을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고 나서야 바다로 흘러가는 법”이라며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 방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문 대통령은 목표로 포용국가를 들었다. 포용적 성장은 시장경제 속에서 모든 경제 주체들에게 균등하게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주고 성장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돼 경제 성장과 소득 양극화 해소,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장을 일컫는 말이다. 2009년 세계은행(WB)에서 처음 주장했고 이후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 2016년 미국 백악관 대통령 보고서,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주요 의제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분담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우리는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함께 공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의 삶을 전 생애에 걸쳐 책임지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개인이 일 속에서 행복을 찾을 때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그것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많은 국제기구와 나라들이 성장의 열매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과 중·하위 소득자들의 소득증가, 복지, 공정 경제를 주장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도 같은 취지다.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될 때우리는 함께 잘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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