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6일 “하는 데까지 할 수 있는 것까지는 다 했다”며 “의전비서관 자리는 제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탁 행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바닥이 났다. 밑천도 다 드러났다. 새 감성과 새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도 다시 채워야 할 때”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진짜 나가는 것이냐 아니냐는 물음은 지난 20개월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며 가장 많이 했던 답”이라며 “나가고 싶고, 나가겠다고 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행(?)에 옮겼으며, 이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향후 의전비서관 자리로 승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관해서는 “의전비서관 자리 두고 걱정과 우려(?) 많으신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탁 행정관은 “20개월 동안 제가 혼자 일하지 않았다. 지난 시간 동안 무언가 성취가 있었다면 그것은 절대 혼자 한 것이 아니다”라며 “겸손이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청와대 행사라는 것이, 그저 찻잔 하나 놓는 일이라 해도 많은 고민과 협의, 협업의 과정이 필요하다. 누구 한명 빠졌다고 일이 안 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누구도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에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그의 사의를 반려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평창 겨울올림픽, 문 대통령 기자회견 등 굵직한 의전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비판을 샀고, 야당은 이를 문제 삼아 그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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