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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분단의 선 넘어, 평화의 손 잡다

등록 2019-06-30 21:24수정 2019-06-30 21:42

남북미 정상, 판문점서 사상 첫 회동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자유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자유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69년 전 서로 총부리를 들이댔던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두번이나 넘어 다닐 때, 그것은 벌떡 일어나 막아서거나 발목을 잡아채지 못했다. 높이 15㎝, 너비 40㎝인 그것은 1년2개월 전 남북 정상이 오갈 때처럼 그저 누워 있을 뿐이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그것은 한갓 시멘트 덩어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지역 자유의 집에서 깜짝 만남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김 위원장은 “언제라도 원하면 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2~3주 안에 협상팀을 꾸려 비핵화 협상 및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날 만남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뒤 멈춰 섰던 한반도 비핵화·평화 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의심과 회의, 비관을 걷어내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4개월 만에 다시 경적을 울린 것이다.

만남의 형식도 파격의 연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66년 전 남북 분단 뒤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날 오후 3시45분 판문점 자유의 집 유리문을 열고 나온 그는 1분 뒤 판문점 군사분계선 시멘트 턱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으로 열 걸음 남짓 넘어갔다가 다시 김 위원장과 함께 남쪽 지역으로 넘어왔다. 김 위원장은 “과거를 청산하고 더욱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너무 엄청나고 긍정적인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남쪽 지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악수했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역사적이고 비현실적인 장면이 전세계에 긴급 타전됐다.

이후 북·미 두 정상은 “2분 정도 인사”(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남쪽 자유의 집에서 50여분간 밀도 높은 대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으로 와달라고 했다”며 “앞으로 2~3주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 아래 스티븐 비건 대표가 북-미 실무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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