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만났다. 청와대 제공
거북선과 거북선 식당. 7월 24일 오늘의 청와대 키워드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낮 부산 누리마루 에이펙(APEC) 하우스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단체장들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과 시도지사들의 점심 장소는 ‘거북선 횟집’.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로 인해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끌고 왜군을 수장시킨 ‘거북선’이 들어간 음식점을 찾은 것이다.
점심 자리를 함께 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마이크를 잡으시더니 한말씀 하신다. ‘오늘 횟집은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지난번 전남에 가서 거북선 12척 얘기를 했더니 다들 너무 비장하게 받아들였더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강기정 수석은 “점심을 거를 수 없어 해변가 밥집으로 앉는다. 바다가 들어오는 확 열린 맛집이다”면서 “그런데 그집 이름이 ‘거북선 횟집’이다”고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오늘 오전 부산의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간 식당이 마침∼”이라며 ‘거북선 횟집’ 간판 사진을 올렸다.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당당하게 해나가겠다’라며 시도지사들의 적극적 동참에 대해 감사를 표했고 ‘이번이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며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일시적 어려움의 극복 뿐 아니라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도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협력에 안주하고 변화를 적극 추구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도지사들도 “지방자치단체도 중앙정부의 대응에 적극 호응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아침 시도지사들과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떠난 사이,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기 위해 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큰 거북선 모형이 놓여진 본관 접견실로 안내했다. 볼턴 보좌관은 정의용 실장과 함께 거북선 모형을 뒤로 한채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논의했으며, 거북선 모형이 일부러 놓여져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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