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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합법적 불공정까지 해소하라는 게 국민요구”

등록 2019-10-21 14:17수정 2019-10-22 15:48

종교 지도자들과 청와대서 오찬
“국민통합 노력했으나 큰 진척 없어…
검찰개혁 둘러싼 정치공방 안타까워”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문 대통령,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문 대통령,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민통합이라는 면에서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 ‘조국 사태’ 국면에서 극명하게 부각한 사회 갈등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검찰 개혁과 불공정 개선 과정에서 첨예하게 맞서는 국회를 향해서는 “정치적 공방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인 원행 스님을 포함한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등 주요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나름대로는 협치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고,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력해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야 정치권이 사회 갈등을 수렴하기보다 외려 키우고 틈을 벌리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표시했다. 그는 “지금은 검찰 개혁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라든지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 공감을 모은 사안들도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높아지고 이는 곧바로 국민 사이의 갈등으로 증폭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공수처 설치에 완강히 반대하고, 광화문 장외 집회에 적극적인 자유한국당의 최근 모습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뒤 국민이 바라는 공정함의 기준치가 자신이나 정부가 가늠한 잣대보다 높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번에 또 하나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세워 공정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지만 이번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불법적인 반칙이나 특권 뿐 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한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였다”며 “우리 정치가 아주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공정에 관한 국민의 눈높이를 확인했음에도 역시 정치권의 공방 탓에 대안 마련이 지지부진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제도 속에 어떤 불공정한 요인이 내포해 있는지 찾아내고 어떻게 고쳐갈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 공정에 관해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가운데 정치적인 공방거리만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답보 상태의 남북, 북-미 관계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경제 상황 역시 여의치 않다고 했다. 그는 “세계경기가 빠르게 하강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어려움 겪고 있는 상태고, 북-미 대화가 막히면서 남북 관계도 진도를 더 빠르게 내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며 “종교 지도자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은 지난 7월 불교 지도자들과 오찬을 한 뒤 석 달 만이고, 주요 종단 지도자들을 한 번에 초청한 것은 지난 2월 7대 종단 지도자 오찬 뒤 여덟달 만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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