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라도 실제 (어머니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저 손 한번 잡아보고는 일어섰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별세한 어머니 강한옥 여사에 관한 글을 올려 추모했다.
김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가슴 언저리에는 늘 어머니가 계셨다”며 자신이 대변인 시절 본 모습을 적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때 고인보다 1살이 적은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김 전 대변인은 “‘죄송하지만 몇 년생이십니까?’(문 대통령), ‘1928년생입니다’(김 위원장), ‘저희 어머니가 1927년생인데 어쩌면 이리 건강하실 수 있습니까? 비결이라도 있습니까?’(문 대통령), ‘도수체조는 기본으로 하고 출퇴근은 걸어서 합니다’(김 위원장)”라고 쓰며 “문 대통령은 연신 감탄했고 부러워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원격 의료를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부산에 계신 어머님 거동이 불편하시다. 한 번씩 모시고 병원에 가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가족이나 간호사가 환자 상태를 체크해서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게 환자를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겠는가? 의료영리화의 우려가 없는 범위에서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정국이 소란해지면 고인이 가슴 졸일까 걱정했다고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은 그러나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도 실제 고인에게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부산 쪽으로 행사를 갈 때면 억지로 짬을 내 어머니를 찾아뵙기는 했지만 밥 한 그릇 함께 할 시간도 내지 못했다”며 “수행한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기다릴까봐 그저 손 한 번 잡아보고는 일어섰다”고 적었다.
김 전 대변인은 “몇 조각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영전에 향피우는 걸 대신한다”고 글을 맺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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