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에 앞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와이티엔 화면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10일 만찬 회동은 예정된 시각을 30분 넘겨 2시간50분 동안 진행됐다. 허심탄회한 소통이 오가는 자리였다고 여야 대표들은 전했다.
회동은 이날 저녁 6시에 시작됐다. 이날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돈 첫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마주 앉은 것은 지난 7월18일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뒤 넉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여야 대표와 다섯차례 회동을 했다. 만찬 회동 장소가 대통령의 사적 생활 공간인 관저로 정해진 것에는 부산까지 내려와 조문해준 데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다.
회동에 앞서 사전 환담장에서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했다. 이어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도 차례로 악수와 함께 인사를 나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사전 환담 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이후 별도로 마련된 만찬장부터 참석했다.
만찬장에는 라운드 테이블이 마련된 가운데 문 대통령의 바로 양쪽 옆엔 황 대표와 이 대표가 앉았다. 황 대표의 왼쪽으로는 정 대표와 심 대표가, 이 대표의 오른쪽으로는 손 대표와 노영민 비서실장이 착석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시선을 맞추며 대화를 이어가자 황 대표와 정 대표 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경청했다. 손 대표는 밝은 미소를 띤 채 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을 응시하기도 했다.
선거제 개편안의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한 언쟁 과정에서는 문 대통령이 웃으면서 양손을 들어 말리는 제스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이후 서로 ‘소리를 높여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한 뒤 대화를 이어갔다.
조문에 대한 감사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지만, 국정 현안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오갔다. 청와대는 만찬에 약주와 함께 손학규 대표가 추천한 막걸리를 마련해 내갔다. 만찬 메뉴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소비 위축을 막는 차원으로 돼지갈비 구이가 포함됐다. 청와대는 정무적 의미보다 여야 대표에게 예우를 다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만찬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짤막한 영상만을 공개했다.
정유경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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