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공석 중인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 전 중앙일보 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왼쪽)를, 춘추관장에 한정우 부대변인을 각각 발탁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54)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임명했다. 신임 강 대변인이 이달 초 <중앙일보>를 그만두고 청와대로 직행한 탓에 언론 중립성을 훼손하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 관련 업무에 연이어 현직 언론인을 임명하는 청와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이 고민정 전 대변인의 후임으로 강 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히며 “취재와 보도 등 오랜 기간 언론 활동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민 사이 소통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1992년 <경향신문>에 입사한 뒤 2000년 <중앙일보>로 옮겨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내 현 정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이고 신중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강 대변인이 지난 3일 <중앙일보>를 퇴사하고 사흘 만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한 것을 두고 여러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언론인이 현직에서 바로 청와대 권력기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권력의 충실한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기본 역할을 훼손할 수 있다. 언론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독자에게도 보도의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무원의 일정 기간 유관기관 취업 제한처럼 언론인에게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정권과 언론인 간 고착된 구조, 유착된 관계의 절연이나 냉각 기간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와 <제이티비시>(JTBC) 노동조합도 성명을 내어 “이번 인사는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라는 나쁜 기록을 이어갔다. 우리는 청와대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해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분명하게 밝힌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문화방송> 출신 윤도한 수석과 <한겨레> 출신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 참모로 합류할 때도 사실상 현직에서 직행한 것이어서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한겨레> 출신인 김의겸 전 대변인도 2017년 7월 퇴사 뒤 이듬해 2월 청와대 대변인이 됐다.
이런 비판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개인의 능력과 경험을 충분히 공적인 일을 위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새해 기자회견에서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오는 것이 괜찮은 것이냐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으로서 욕심은 청와대에 가장 유능한 사람을 모시고 싶다는 것이다. 권언 유착은 전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 박근혜 정부가 민경욱 <한국방송> 기자를 대변인으로 임명하자 “하루 동안 언론인과 대변인 내정자 두 역할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총선에 출마한 유송화 전 춘추관장 후임으로는 한정우(49) 대통령비서실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성연철 기자,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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