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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제주 4·3, 그 학살의 현장 낱낱이 밝혀야 한다”

등록 2020-04-03 10:30수정 2020-04-03 15:55

“부당하게 희생당한 국민 구제는 국가 존재 이유”
4·3 추념식 참석 …4·3 특별법 개정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72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부당하게 희생당한 국민에 대한 구제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본질적 문제”라며 국회에 4·3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평화 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제주 4·3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정치권과 국회에서 4·3 특별법 개정에 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집단학살 암매장지 조사와 유해발굴 △학살 사건 진상규명 조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피해자 명예회복 △4·3 트라우마 치우센터 설립 등을 담은 4·3 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묶여 있는 상태로, 20대 국회가 끝나면 자동 폐기될 상황이다. 1947~1948년 4·3 사건 때 토벌대는 ‘제주 해안에서 5㎞ 이상 떨어진 지역에 통행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총살에 처하겠다’는 포고문을 발표하고 양민을 희생시켰다.

문 대통령은 “너무 오래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라는 미국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언급하면서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속한 배·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에 의한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더딘 발걸음에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국가는 아직 가장 중요한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국가의 도리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실질적인 배·보상이 실현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4·3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해 나가는 정의와 화해의 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실의 바탕 위에서 4·3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삶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4·3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해가는 미래 세대에게 인권과 생명, 평화와 통합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뒤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영모원을 찾아 참배했다. 영모원은 4·3 사건 군·경과 민간인 희생자의 위령비가 함께 있는 곳으로 제주 하귀리 주민들이 자체 기금을 모아 만든 곳이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 또는 생존희생자들과 함께 점심이라도 하면 좋은데, 지금 선거를 앞둔 시기여서 또 자칫 잘못하면 그게 오해도 있을 수 있고 해서 오늘은 추념식만 하고 참배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을 찾은 것은 2년 만이다. 4·3은 2014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됐다. 추념식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간소하게 치러졌다. 2년 전 추념식에는 1만5천여명이 참석했지만, 이날 행사에는 100분의 1일 1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자리는 야외에서 2m 이상 거리를 두고 놓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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