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12월2일)을 하루 앞두고 “국회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연 국무회의 들머리발언에서 “빠른 경제회복, 강한 경제 반등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 정부의 예산안 제출 이후 달라진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백신 물량 확보, 코로나 피해 맞춤형 지원,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선제투자 등 추가적으로 필요한 예산에 대해서도 지혜와 의지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발표될 지난 3분기 지디피(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 1.9%를 뛰어넘어 2.1%를 기록했다”며 “방역 성과가 경제로 연결되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과 한국판 뉴딜 등 효과적 경제대응이 빠른 경제 회복, 강한 경기 반등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소비자 심리지수 개선 등 4분기 경제심리 회복과 반도체·바이오헬스 등 수출 증가를 언급하며 “세계경제침체와 국제교역 위축 속에서 일궈낸 기적같은 성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매도 금지와 기간 연장 등으로 주식시장 활황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주가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2600선을 넘어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올해 저점 대비 상승률도 지(G)20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동학개미운동에 나서며 우리 증시를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경제에 대한 ‘장밋빛 평가’만을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3분기 성장률이 높은 것은 2분기 실적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각각 전기 대비 -1.3%, -3.2%를 기록했다. 당장 올해 4분기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주가지수 최고기록을 세운 주식시장 활황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와 규제 등으로 인해 시중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쏠린 영향이 있다. 자영업자의 경제적 어려움 등 실물경제와 다르게 움직인 주식시장은 나중에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더구나 젊은 세대들이 근로소득만으로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른바 ‘영끌’과 ‘빚투’ 등으로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어, 주가지수 하락 때는 후폭풍까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비슷한 고비를 넘겨오며 이겨왔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고 내년에도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결국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을 맺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