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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중립성·독립성”

등록 2021-01-21 15:04수정 2021-01-21 15:40

김진욱 처장 “검찰 잘못된 수사관행도 변화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김진욱 신임 초대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김진욱 신임 초대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적법 절차와 인권친화적 수사에 전범을 보여준다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치와 사정 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공수처를 강조하면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차관급인 초대 공수처장의 3년 임기는 이날부터 시작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수처장 임명장 수여식 뒤 김 처장과의 환담에서 “고위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 지킴이로서 우리 사회를 더 공정하고 부패없는 사회로 이끄는 견인차로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처음 출범한 공수처인만큼 차근차근 국민 신뢰를 얻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중립성과 독립성이라 생각한다. 정치로부터 독립, 기존 사정기구로부터 독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전체 수사역량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검경과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말 공수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처장에게 “엄중한 시기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 아주 부담스런 직책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해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김 처장은 “선진 수사기구,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가 되는데 초석을 놓아 공수처가 국민 신뢰를 받는다면 검찰의 지금 잘못된 수사관행도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판사 시절 일화를 환담회장에서 꺼냈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때 터진 보건복지부 장관 가족의 현금 수뢰 사건의 2심 재판부 주심을 맡아 1심 재판부가 내준 보석을 취소하고 피고인을 법정 구속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당시 참여연대가 이 사건을 계기로 부패방지법안 촉구 성명을 내는 등 공수처 논의에 촉매 구실이 된 점을 떠올리며, “그 인연이 이 자리를 있게한 역사적 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2019년 말 통과한 공수처법을 지난해 다시 개정하는 진통 끝에 초대 공수처장이 임명됐지만 실질적인 공수처 출범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 처장은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재직 15년 이상 경력을 지닌 인물로 차장을 제청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사실상 공수처 ‘운전대’를 잡을 차장으로 누구를 택하느냐에 따라 공수처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후 인사위원회를 꾸려 공수처 검사 23명, 수사관 40명 등의 인선 절차를 거친다. 인사위원 7명 중에는 야당 추천 몫도 2명 포함된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처가 완성되려면 적어도 두달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어 “초대 공수처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김진욱 후보자는 공수처를 열망한 시민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25년 전 공수처를 처음 제안했던 참여연대는 이제 공수처 촉구와 응원을 넘어 감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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