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제이크 설리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하며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동향을 공유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뒤 이뤄진 통화여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되었을지 주목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열어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오늘 오전 9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유선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양쪽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와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동향을 공유했다.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한·미가 지속적이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통화 내용을 전했다.
서 실장과 설리반 보좌관의 통화는 전날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취한 3·1절 연설 하루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가 공개한 통화 내용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한-미-일 협력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3·1절 연설을 통해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동맹 강화를 외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일 3각 협력의 복원을 강조하고 있어 서 실장이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전날 메시지가 담은 의미를 어떻게든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정상간 통화에서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 실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직후인 23일에도 통화하고 취임 축하 인사와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을 비롯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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