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4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로이드 오스틴 국방 장관을 합동 접견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미 국무-국방 장관을 접견하고 18일 개최되는 2+2(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 결과를 비롯한 방한 성과들을 보고 받는다. 문 대통령이 올해 출범한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위 관료를 접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들을 만나 대통령 임기가 1년여 남았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대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시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투기 의혹에 사과를 한 것도 국내 이슈를 잠시 마무리한 뒤 ‘외교의 시간’으로 넘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대통령 합동접견과 별도로 두 장관을 개별 면담한다. 서훈 실장은 합동 접견 전 오스틴 국방장관을 먼저 만나고, 접견이 끝난 뒤 블링컨 국방장관을 따로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는 한반도 문제와 함께 전세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미 국무-국방장관이 청와대를 방문해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했던 대북 정책 검토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쏠린다. 청와대는 지난 2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정상간 통화를 통해 “양 정상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0일 “미국 새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걸려서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이나 시기 등 이런 부분에 대해 미국 쪽에 입장을 전달해 한국과의 협의 결과가 반영된 검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 국무-국방 장관이 방한 전 일본을 먼저 방문해 한-미-일 동맹 협력을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을 강조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가운데, 한국 역시 참여를 요청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가 참여하는 대중국 견제용 협의체(쿼드) 정상회의를 연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쿼드에서 협의되는 내용은 미국을 비롯한 쿼드 참가국들을 통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투명성, 개방성, 포용성, 국제 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떠한 지역협력체나 구상하고도 적극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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