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신임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 정부 들어 처음으로 관료 출신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치면 ‘경제 투톱’ 모두 기재부 관료인 셈이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29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신임 이호승 정책실장은 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현재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재임 중이며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부동산 정책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장하성-김수현-김상조 등 학자 출신 뒤를 잇는 네번째 정책실장이다.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은 청와대 내에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공무원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을 맡은 뒤 2018년 12월 기재부 1차관으로 승진해 청와대를 나갔다가, 6개월 만에 다시 경제수석으로 청와대에 돌아왔다. 일처리가 꼼꼼해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조 전 실장과 함께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재난지원금과 한국판 뉴딜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 대책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김상조 전 실장이 사의를 표했을 때도 후임자로 꼽혔었다.
이호승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통해 “세 가지 정책 과제에 집중하겠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에 일상을 회복하는 것, 기술과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것, 그 과정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을 열거했다. 이 실장은 전임 실장들이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실장은 지난 2019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농성을) 하지만 실은 이게 톨게이트에서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라고 말해 노동계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었다.
이 실장과 김 전 실장은 이전 청와대 실장·수석 인사 때와 다르게 기자들과 따로 인사를 하지 않고 퇴장했다. 부동산 문제로 인해 갑자기 교체한 것에 따른 부담으로 보인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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