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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채현국 추모…“재임 중 전화하지 말라는 통화 마지막”

등록 2021-04-04 15:20수정 2021-04-04 15:49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발인을 앞두고 삼가 명복을 빈다”는 글을 에스앤에스(SNS)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채 이사장에게) 지난 대선 후 전화로 인사를 드렸더니, 대통령 재임 중에는 전화도 하지 말자고 하셨던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며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늘 그리울 것”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채 이사장이) 학교와 멀지 않은 제 양산 집에 오시기도 하면서 여러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연배를 뛰어넘어 막걸리 한잔의 대화가 언제나 즐거웠고, 늘 가르침이 되었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또 “양산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스스로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조명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소개하던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2014년 12월23일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 안에서 만난 그는 “쓴맛이 사는 맛”이라며 “요즘처럼 절망적일 때 신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khan@hani.co.kr
자신을 ‘조명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소개하던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2014년 12월23일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 안에서 만난 그는 “쓴맛이 사는 맛”이라며 “요즘처럼 절망적일 때 신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훈 선임기자khan@hani.co.kr

채 이사장은 지난 2일 오후 5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 민주화운동을 하며 도피 생활을 하는 이들을 숨겨주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등 독재에 저항하는 이들의 든든한 ‘뒷배’가 되었었다. 1988년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를 둔 재단법인 효암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줄곧 무급으로 일해왔다. 돈과 명예,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꼿꼿이 살아온 그의 삶은 2014년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 아침 9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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