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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미,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

등록 2021-04-21 18:45수정 2021-04-27 10:57

다음 달 방미 앞두고 ‘NYT 인터뷰
“트럼프,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 거두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음달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양쪽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뒤 대북 정책 검토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21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체제 보장을 약속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작업을 실천하겠다고 했던 지난 2018년 ‘싱가포르 선언’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단계적인 접근방식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협상 카드를 잃지 않기 위해 핵무기들을 한 번의 신속한 합의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고안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북미 양측 모두 북한이 취해야 할 첫 단계와 그 대가로 미 정부의 보상이 무엇이 될지 합의조차 못 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최대 외교적 유산도 구하고자 급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노력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했다. 이 신문은 ‘조심스럽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금씩 칭찬하면서도 전직 미 대통령의 일정하지 않은 행동과 트위터를 통해서 하는 외교가 불만스러웠던 듯하기도 했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과다한 금액”을 요구했다면서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에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반면 문 대통령은 “나는 바이든 대통령께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그런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외교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실패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실패 토대 위에서 서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 나간다면 양측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중국 강경노선에 합류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달리 중국과의 협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을 향해 북한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기타 세계적인 관심 현안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하면서 “초강대국간의 관계가 악화되면 비핵화를 위한 모든 협상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만약 미 중간의 갈등이 격화된다면 북한이 그런 갈등을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이용하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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