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의 코로나19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 백신을 공급하는 방안이 내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두 회사가 올해까지였던 기술이전 생산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이전 생산 방식은 국내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내년 백신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회장을 청와대에서 30분 동안 만나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사는 에스케이와 기술 이전을 통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지금 실제로 한국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매우 의미가 깊다”며 “양사의 협력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고, 더욱더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에르크 회장은 “앞으로 노바백스를 독감 백신과 결합시켜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한 번 접종으로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매년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코로나 백신과 한번에 맞을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접견 성과에 대해 “백신 생산과 공급에 대한 파트너 관계가 공고하게 되었다”며 “노바백스의 백신생산 기술이전 직접생산 계약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8월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을 이전해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하고 전세계에 공급하기로 했고 정부는 이와 함께 2천만명분(4천만회분)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술이전 생산은 생산된 물량을 어디로 보낼지 생산자가 결정할 수 있다. 우리한테 굉장히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핵심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합성한 뒤 면역증강제를 추가한 ‘합성항원’ 백신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자궁경부암 백신처럼 항원을 직접 몸에 넣어주는 전통적인 방식이라 면역반응이 안정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예방접종에 쓰이고 있는 엠아르엔에이(mRNA, 화이자·모더나)나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보다 개발 속도가 늦었지만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90도에서 여섯달 보관 또는 영하 15∼25도에서 2주 보관이 가능한 것과 달리, 노바백스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여섯달, 원액으로는 1∼2년 보관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영국에서 수행한 임상 3상 결과가 지난 3월 발표됐는데, 당시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예방효과는 96.4%였고 감염되더라도 위중한 환자가 되는 것을 막는 중증 예방 효과는 100%로 나타났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 사용을 아직 허가한 국가는 없다. 5월 중 영국과 미국 등에 사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허가 신청 전 단계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상담’ 절차를 밟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남은 것은 사용허가다. 관련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그리고 또 그 과정에서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증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업차 한국에 온 다국적 제약사 회장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접견에는 노바백스의 백신 기술을 이전받는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재용 대표와 최창원 에스케이디스커버리 부회장도 함께 했다.
이완 최하얀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