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 2만3000여점에 대해 특별관을 설치해 국민들이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29일, 문 대통령이 전날 참모들에게 “고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기증과 관련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거나 별도의 미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실적으로 국립 기관들의 수장 공간이 부족하고 앞으로 이어질 다른 기업 컬렉터들의 기증에도 대비해 별도의 전시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날 공개한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 자료를 보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대표작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이 포함됐다. 또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등 한국 대표 근대 작가의 미술품 460여점과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 거장들의 대표작이 포함됐다. 문체부는 기증품들을 6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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