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17일 청와대에서 첫 주례회동을 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기본적인 원칙은 조속히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김부겸 총리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사이, 22일 국무위원들과 워크숍을 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낮 청와대에서 김 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하는 자리에서 향후 국정운영 등에 대해 이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당정청간 논의가 진행중인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김 총리에게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숙고하여 결정하되,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기본적인 원칙은 조속히 결정하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해선 “백신을 접종할수록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는 점을 통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받은 지 나흘 밖에 안된 김 총리에게 ‘기본적인 원칙은 조속히 결정하라’고 당부한 것은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송영길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당정청간 부동산 대책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유세 등을 두고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예정됐던 부동산 보유세 강화 기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 “당장 재산세 부과 문제부터 잘 긴밀히 논의해 처리하겠다”면서 세제 문제를 꺼낸 바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앞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데 부담이 되는 부분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대책 가운데 세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김 총리가 여당과 협의를 통해 중심을 잡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안점을 ‘국민 통합’과 ‘현장 중심’에 두고,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문제 해결, 경제 회복과 도약, 국민 화합·상생·포용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산업재해와 아동학대와 관련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며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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