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검사들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후배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법무부의 검찰 조직 개편안 등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 이는 가운데 그간의 검찰 개혁이 안착할 수 있도록 ‘관리형 임무’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에서 김 총장에게 “검찰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정한 검찰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과 법무부에서 중요한 직책들을 두루 경험했고, 내외의 신망도 두터운 만큼 검찰총장으로 성과를 내달라”는 당부도 했다.
이에 김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임명되어 기쁘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검찰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왔으므로 국민을 위해 써야한다는 생각으로 ‘국민 중심의 검찰’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이 바로 서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해 나가는 길”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검찰개혁 ‘안착’으로 요약된다. 앞서 문무일·윤석열 2명의 검찰총장 임명식 때 검찰개혁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한 것과 차이가 있다. 2017년 7월 문재인정부의 첫 검찰 수장인 문무일 총장 임명식에선 “정치에 줄 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정치검찰의 모습이 있다면 통렬히 반성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고, 2019년 윤석열 총장에겐 “셀프 개혁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라든지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서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는 등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힘 주어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에게 ”아들은 강원도 화천에서, 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김 총장은 “23번 임지를 옮겼다. 최근 검찰 인사가 개선되어 언제 어느 곳에서 근무하게 될지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더욱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 함께 참석한 김 총장 부인에게 락스퍼와 말채나무, 아스타로 구성된 꽃다발을 선물로 건넸다. 락스퍼는 정의, 아스타는 신뢰를 의미하며 국민의 인권 보호 및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달라는 말채나무를 섞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