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간 남북경협 창구로 지난해 10월28일 개성공단에 문을 연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가 안착 단계에 접어 들었다. 개소 100일째를 맞은 5일 현재 남북 기업의 면담 건수는 55건에 이르고, 질적으로도 기술협의와 견본품 송달 등으로 업무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이날까지 55건의 남북 기업간 면담을 위해 남쪽 기업인 210명과 북쪽 기업인 145명 등 모두 355명이 경협사무소를 다녀갔다. 월별 면담 건수는 지난해 11월 17건, 12월 26건, 올해 1월 11건 등이다. 1월의 경우 중순까지 사업계획을 짜느라 면담이 적었지만, 이달부터는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황부기 소장은 “이달 중순까지 이미 20여건의 상담 및 사업협의가 예약돼 있다”고 밝혔다.
질적인 측면을 보면, 지난해 11월30일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 대기업 임직원이 포함된 남쪽 기업인들과 북쪽의 김춘근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 기업간 첫 집단 간담회가 열렸다. 1월24일과 25일에는 남쪽의 남성 신사복 위탁가공 교역업체인 폴리통상과 북쪽의 새별총회사 산하 모란봉피복공장의 실무자들이 만나, 처음으로 단둥에서 이뤄지던 기술협의를 개성에서 했다.
또 지난해 12월14일 북쪽의 개선총회사는 경협사무소를 통해 남쪽 업체인 효원물산에 북쪽 농산물 견본품을 보내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중국 쪽 중개인을 끼고 맺은 남북 기업간 계약서의 진위 여부도 쉽게 가릴 수 있게 돼, 통일부가 남북 경제협력사업자 승인서를 내줄 때 투명성이 높아지게 됐다. 황부기 소장은 “북쪽의 전성근 소장이 민경련 단둥대표부에서 오랫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어 경협사무소가 쉽게 안착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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