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직통 연락선이 복원된 7월27일 오전 통일부 연락대표가 서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직통전화로 북쪽과 통화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군통신선을 포함한 남북 직통 연락선이 10일 오후 다시 ‘불통’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 ‘친서 소통’의 힘으로 지난달 27일 단절 413일 만에 전면 복원된 지 2주 만이다. 이날 한·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되자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북쪽은 이날 오후 4시 군통신선 마감통화(국방부 주관)와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통일부 주관)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김여정 담화’ 발표 한 시간 뒤인 이날 오전 9시 ‘개시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쪽 최고 수뇌부의 방침이 아침엔 현장에 전달되지 않은 때문인지, 오전과 달리 오후엔 방침에 변경이 있었기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직통연락선 마감통화 불통은 ‘김여정 담화’에 따른 북쪽의 후속 조처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불통이 일시적일지 다시 ‘장기 단절’로 이어질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통일부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북쪽은 마감통화 ‘불응’과 관련해 어떤 형식으로든 별개의 언급을 남쪽에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남북 직통연락선이 전면 단절 됐던 지난해 6월9일, 북쪽은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형식으로 “모든 통신연락선들 완전 차단” 방침을 밝힌 뒤 남쪽의 직통연락 시도에 불응했다. 그런데 이번 ‘불통’과 관련해선 그런 공개 발표가 아직은 없다.
북쪽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는 한 이날 마감통화 불통을 바로 ‘단절’로 간주할 일은 아니다. 한·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 끝나는 26일까지 북쪽이 직통연락선 개시·마감 통화에 지속적으로 불응하거나, 받았다 안 받았다 하는 식으로 남쪽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수도 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11일부터 직통연락선 개시·마감 통화에 응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오전 9시에도 평소처럼 직통연락선 개시통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쪽은 전에도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반발해 남북 직통연락선을 일시적으로 끊은 선례가 있다. 예컨대 2009년 3월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나서, ‘키리졸브 독수리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대응한 “동서해 북남관리구역에 대한 보다 엄격한 군사적 통제”와 “남북 군통신 차단” 조처를 발표했다. 당시 북쪽의 “군통신 차단”과 개성공단을 오가는 남쪽 인력의 육로 통행 제한 조처는 모두 닷새간(2009년 3월 9일, 13~15일, 20일) 불규칙적으로 이뤄지다 ‘정상화’됐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