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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럭키사이다 화염병, 구멍난 수통…백마고지 전투가 남긴 비망록

등록 2021-10-28 11:33수정 2021-10-28 16:12

52년 10월 열흘간 고지 주인 7번 교체
총알 떨어지자 화염병까지 등장
쏟아진 포탄 피하려 참호도 2배 깊어
치열한 전투중 총탄이 떨어진 긴급한 상황에서 국군이 탄산음료병으로 만든 화염병. 국방부
치열한 전투중 총탄이 떨어진 긴급한 상황에서 국군이 탄산음료병으로 만든 화염병. 국방부
국방부는 28일 지난 9월부터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발굴 중인데, 2달 동안 26점의 유해와 5132점의 전사자 유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유해의 정확한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정밀감식과 유전자(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와 유품은 당시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1952년 10월 강원 철원에 있는 백마고지에서 국군 9사단은 3배가 넘는 중국군에 맞서 열흘 동안 총 12차례의 공격과 방어전투를 벌였다. 지역전투로서는 세계전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했던 이 전투에서 국군은 중국군 1만 3000여명을 물리쳤다. 이 전투 이후 9사단은 ‘상승백마’란 칭호를 얻었고 백마부대로 불리고 있다.

국방부는 백마고지 지역 개인호, 교통호 등의 진지들이 인근 화살머리 고지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깊이로 구축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백마고지에서는 유해‧유품들이 약 1.5m 깊이에서 발굴됐고 화살머리고지 지역의 경우 최대 60cm의 깊이에서 발굴됐다. 국방부는 당시 10일 동안 백마고지의 주인이 7차례나 바뀌는 치열한 전투 상황에서 남북 군인 모두 쏟아지는 포탄으로부터 살기 위해 기존 진지에서 더 깊게 파고 들어간 것으로 설명했다.

수습된 26점의 유해들이 온전하지 않고 부분 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국방부는 유해 상태에서 당시 백마고지에 쏟아졌던 포탄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산음료병을 활용한 화염병도 나왔다. 국방부는 고지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국군이 총탄이 떨어진 긴박한 순간에 화염병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총탄에 맞아 뚫린 수통도 발굴돼 당시 백마고지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총탄에 뚫린 수통. 국방부
총탄에 뚫린 수통. 국방부
백마고지는 1952년 10월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대표적인 고지전 지역이었다. 남북은 한반도 남북을 오르내리며 전쟁을 벌이다 1951년 7월10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 2년여간 휴전회담을 하는 동안 전선은 현재 군사분계선 근처에 교착됐다. 이 기간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중·동부전선에서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다. 한국전쟁 군인 사상자 중 다수는 고지전에서 희생됐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를 통해 시작된 화살머리 고지에서의 유해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백마고지 일대에서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한국전쟁 전투기록과 백마고지 참전용사들의 증언, 백마고지 현장의 지형적 특성 등을 연구하며 유해발굴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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