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지난 8일 경항공모함과 이지스구축함, 중형 잠수함 등으로 꾸려진 항모전투단의 항진 장면을 담은 컴퓨터그래픽(CG) 영상을 공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16일 해군 경항공모함(경항모) 예산을 72억원에서 5억원으로 삭감해 의결했다. 관련 예산 중 자료 수집·조사를 위한 국내외 출장비만 남아 본격적 사업 추진은 어려워진 셈이다.
국방위 예산소위는 전날 “사업 내용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경항모 예산을 보류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 5억원만 통과시켰다. 애초 정부는 기본 설계 착수금 62억4100만원, 경함모에 싣고 다니는 함재기 자료 및 기술지원(FMS) 예산 8억4800만원, 간접비 9900만원 등 71억8800만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국방부는 2033년까지 3만t급 경항모를 국내 연구개발로 설계·건조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경항모 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찬성 쪽은 대북 억제력을 높이고 해상수송로 보호를 위해 경항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 쪽은 항모전투단을 꾸리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돈에 견줘 군사 안보 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다. 실제로 (건조 사업을) 해낼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있다는 게 예산소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경항모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경항모 사업은 서두를수록 좋다는 게 제 생각인데, 이렇게 되면 전력 사업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올해 이렇게 예산이 줄어들면 내년에 또 차질이 빚어지니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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