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한국광복군 참모장과 한국광복군 제2대 요원들. 1열 왼쪽 두번째 박재화(1990 애족장). 2열 왼쪽부터 민영수(1990 애국장), 노태준(1968 독립장), 이범석(1963 대통령장), 최동균(1990 애국장). 3열 왼쪽부터 이윤장(1990 애국장), 김석동(1990 애국장), 이지성(1990 애국장), 이준승(1990 애국장), 백준기(1990 애국장)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는 2차대전 당시 대한민국임시정부 군대인 광복군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건’을 최초로 발굴해 11일 공개했다. 이 문건은 당시 이범석 한국광복군 참모장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1942년 6월3일 작성한 10쪽 분량의 보고서 형식 문서로,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적극적으로 전개된 한국광복군의 대미 참전외교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당 문건에서는 △한국 독립이 필요한 이유 △한국광복군의 임무 △한국광복군이 태평양전쟁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 △앞으로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사항 등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보훈처는 “이 자료는 한국광복군 대미 참전외교의 초기 활동을 보여주는 한국광복군 자체 공식문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건에서 이범석 한국광복군 참모장은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할 때 미국과 논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파견 규모, 공작지점, 교통·운수, 지휘계통, 보급문제” 등 전쟁 수행에 필요한 세부사항(빨간 네모)을 언급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문건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이 장래 독립국가 수립 이후 한국 국군의 근간을 이룰 것”임과 “한국광복군의 임무가 한국의 독립 달성을 넘어 연합국과 함께 인류평화를 달성하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태평양전쟁에 한국광복군을 파견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서 한인 게릴라 부대를 양성하여 일본군의 후방을 교란시키겠다”라는 구체적인 군사연대 제안을 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한국광복군은 앞으로 미국과 협상이 필요한 사안으로 “파견 규모, 공작지점, 교통·운수, 지휘계통, 보급문제”등 전쟁 수행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언급해, 한국광복군이 태평양전쟁에서 미국과의 군사연대를 실질적으로 모색하였음을 보여준다.
한국현대사 연구자인 이화여자대학교 정병준 교수는 “해당 문건이 대한민국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주미외교위원부 관계자들이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과의 군사연대를 시도하였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한국광복군 연구자인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재 연구관도 “해당 문건은 국내외 처음 공개되는 희귀자료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보훈처는 “미국의 전략정보국(OSS) 활동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조지 맥아피 맥큔 자료를 분석해 독립유공자 발굴 등에 활용할 예정이며, 앞으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 관련 문건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는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 소장된 조지 맥아피 맥큔 기증자료의 일부로, 지난해 12월 국외 독립운동 사료수집의 일환으로 보훈처가 직접 발굴해 온 것이다. 조지 맥아피 맥큔은 미국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조지 새넌 맥큔의 아들이다. 그는 태평양전쟁 발발 후 미국 전략정보국, 국무부 등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한국독립운동 관련 문서를 소장하게 됐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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