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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F-5E 전투기’ 경기 화성 추락 사고는 ‘연료도관 구멍’ 탓

등록 2022-03-03 18:07수정 2022-03-03 18:45

공군, 사고 전투기 조사 결과 발표
연료 누설 화재…“정비간격 단축할 것”
심 소령, 민가 피하려 비상탈출 포기 확인
F-35A 비상착륙은 독수리와 충돌이 원인
공군 에프(F)-5이(E) 전투기는미국의 우방국에게 판매된 저가의 고성능 경전투기로, 동일계열 기종으로 케잉프-5이/에프(KF-5E/F)가 있다. 공군 누리집
공군 에프(F)-5이(E) 전투기는미국의 우방국에게 판매된 저가의 고성능 경전투기로, 동일계열 기종으로 케잉프-5이/에프(KF-5E/F)가 있다. 공군 누리집
지난 1월11일 경기 화성에서 추락한 공군 에프-5이(F-5E) 전투기는 연료도관에 생긴 구멍에서 흘러나온 연료에 불이 붙어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3일 사고 전투기 잔해를 조사한 결과, 오른쪽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도관 쪽에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구멍 2개가 있었고, 이 틈을 통해 연료가 누설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연료가 새면서 전투기 이륙 약 54초 만에 엔진 화재 경고등이 울렸다. 당시 연료는 수평꼬리날개를 작동시키는 케이블 부근까지 샜는데, 엔진 화재 여파로 전투기의 상승과 하강 기동을 제어하는 수평꼬리날개를 작동시키는 케이블이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사고 전투기의 연료도관을 4년 전 교체했다고 밝혔다. 매뉴얼상 연료도관 정비교체 기간은 비행 600시간인데, 사고기는 508시간이라 지난 4년 간 별도 정비를 하지 않았다. 전투기 이륙 전 사람 눈으로 하는 검사로는 기체 안쪽의 연료도관 구멍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과학적 판단은 어렵지만, 부식 등으로 연료도관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매뉴얼상 점검은 했다는 게 공군 설명이지만, 사고 전투기가 1986년 도입된 낡은 기종이고 기종은 다르지만 연료도관 이상으로 인한 케이에프-16(KF-16) 전투기 추락 사고가 잦은 점을 감안해 더 적극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료도관 구멍으로 인한 F-5E 사고는 처음이기 때문에 점검 방법을 보완하고 정비 간격을 단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군은 모든 F-5 전투기에 대해 안전 점검과 연료도관을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공군 사고 조사 결과를 보면, 추락 당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조종사 고 심정민 소령의 노력도 공식 확인됐다. 심 소령은 비상탈출을 위해 ‘이젝션’을 두 번 외친 이후 정면에 민가 지역을 발견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비상탈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군은 전했다. 공군 관계자는 “심 소령은 항공기의 상하기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횡전(수평)기동만 가능한 상태의 조종간을 잡고 끝까지 노력해 공군 수원기지 남서쪽 약 6㎞ 지점의 야산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지난 1월4일 서산기지에 비상착륙한 에프-35에이(F-35A) 사고 조사 결과, 무게 10㎏의 독수리와 공중 충돌이 원인이라고 이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조류충돌로 인해 손상된 점 말고는 항공기 결함이나 조종사 실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투기뿐만 아니라 민항기도 비행 중 새와 충돌해 엔진이 손상되는 사고(Bird Strike)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사고 당시 F-35A는 청주기지를 이륙한 뒤 약 330m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왼쪽 공기흡입구에서 독수리와 충돌했고, 독수리가 흡입구와 무장적재실 사이에 있던 기체 격벽(차단벽)까지 뚫고 전투기 내부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 관계자는 “무게 20t이 넘는 F-35A가 시속 900㎞ 속도로 비행하다 무게 10㎏인 독수리와의 충돌했을 때의 충격량은 약 30t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전투기 무장적재실은 무기를 싣는 공간인데, 내부 격벽에 랜딩 기어(착륙장치) 작동 유압도관, 전원공급 배선 등이 함께 있다. 독수리와의 충돌로 무장적재실 내부의 랜딩기어 작동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배선 등이 망가지면서 조종·항법계통 성능 저하, 랜딩 기어 미작동 등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착륙에 필요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조종사는 서해 해안선을 따라 충남 서산기지로 접근해 활주로에 동체착륙했다. 동체착륙은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비상착륙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는 비행·정비·항공관제 분야의 국내 전문요원 12명과 미 정부·미 공군·항공기 제작사 관계자 14명 등 총 26명으로 꾸려진 한미 공동 조사단이 했다. 충돌한 조류 종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 검사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F-35A 무장적재실 내 충격 시 손상을 최소화하고, 유사시 랜딩기어의 정상적인 작동과 보조 작동 시스템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록히트마틴과 협의할 계획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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