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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정찰위성 경쟁 치열…남 “2024년 전력화”에 북 ”5개년 계획 다량 배치”

등록 2022-03-10 18:02수정 2022-03-10 18:20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우주전력 상상도. 국방부 제공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우주전력 상상도. 국방부 제공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남북의 정찰위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사업을 “당과 정부가 가장 최중대사로 내세우는 정치군사적인 선결과업, 지상의 혁명과업”으로 규정하고 “5개년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정찰위성 배치”를 언급했다고 10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한국은 1조2200억원을 투입해 고해상도 군사용 정찰위성 5기를 국내 개발 중이고, 2024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초소형 정찰위성도 2023년 11월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군은 정찰위성이 없어서 미국 정찰위성이 찍은 영상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영상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2022~2024년 전력화하려고 한다.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이 정찰위성들이 완성되면,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대에 장착된 미사일의 종류까지 식별할 수 있다. 한국이 이 정찰위성들을 갖추면 북한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고 더욱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은 국경감시, 군사 표적 감시, 표적 변화 탐지 및 식별, 작전지도 작성, 공격효과 분석 등에 쓰이는데, 한국은 정찰위성 운용의 초점을 북핵과 미사일 감시·대응에 맞춘다.

30㎝급 정찰위성이 성능은 뛰어나지만 값이 비싸고 5기뿐이라 북한을 24시간 빈틈없이 감시할 순 없다. 정찰위성 5기로는 한반도 상공을 지나갔다 돌아오는 데(재방문 주기) 2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북한이 정찰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이용해 핵·미사일 전력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런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11월을 목표로 초소형 정찰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무게 100㎏ 미만인 초소형 정찰위성은 군집 위성으로 운용돼 재방문 주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초소형 위성 32기를 저궤도에 올려 운용하면 재방문 주기는 30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초소형 위성 해상도는 510㎞ 상공에서 1m 크기 물체를 식별해서, 북한 미사일이동식발사대(TEL)를 탐지할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해 7월 우주발사체용 고체 추진기관 연소 시험에 성공했고, 이달 중에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군 당국은 이 발사체를 이용해 2020년대 중후반 소형·초소형 정찰위성 등을 우주 저궤도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 등 민간 부문에서 소형위성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위성과 발사체 개발에 예산 30조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30조원 가운데 정찰위성 같은 국방우주분야의 예산은 16조원이다. 한국은 국방우주분야에 민간 투자를 뺀 정부 예산만 연평균 1조7000억원을 쓰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발표한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 실험과 한반도 정세 및 남북 군비경쟁 전망’이란 분석자료에서 “향후 남북 간에 정찰위성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경제력과 민간 분야 기술력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북한이 남한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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