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1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산업(주)가 개발한 항공기로 조종사 기본훈련기로 운영되고 있다. 공군본부 누리집
공군이 케이티(KT)-1 훈련기 2대가 공중충돌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훈련기 2대가 공중 충돌한 사고가 드문 경우여서, 공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2일 공군이 밝힌 사고 과정을 보면, 지난 1일 오후 케이티-1 2대는 편대 임무 비행훈련을 위해 먼저 이륙했고 이어서 계기비행 훈련을 위해 케이티-1대가 따로 이륙했다. 편대 임무는 공군기가 짝을 이뤄 비행하는 훈련이다. 계기비행은 날씨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해 조종사가 계기판만 보고 비행하는 훈련이다. 이후 편대임무 훈련기 2대 중 1대와 계기비행하던 훈련기가 충돌했다.
공군기 2~4대가 짝을 이뤄 비행하는 편대 비행은 공군의 기본 전술단위 비행으로, 항공기간 간격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사고가 ‘편대 내 공중충돌’ 로 발생했다면 편대 비행 중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에 있는데, 공군은 “편대 내 충돌이 아니다”라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날 “사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추정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군 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고원인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티-1 훈련기 추락 사고는 2003년 11월 한차례 있었는데 당시는 조종사가 엔진전자제어장치 스위치 조작을 실수해 사고가 났다.
전투기, 훈련기, 수송기, 헬기를 통틀어 공군이 운용하는 군용기간 ‘공중 충돌 사고’는 매우 드문 일이다. 지난 2008년 에프(F)-5이(E) 전투기 2대가 훈련 중 충돌한 사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알려졌다. 충돌 사고 자체가 드문 만큼, 공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케이티-1 훈련기는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국산 훈련기다. 학생조종사들이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 과정을 이수할 때 쓴다. 케이티-1은 복좌(2인승) 형태로, 학생조종사와 비행교수(군무원) 1명이 앞뒤 자리에 함께 탄다.
공군 조종사 양성은 입문-기본-고등 3과정으로 나눠 이뤄진다. 기본과정은 케이티-1, 고등과정은 티(T)-50 훈련기로 하고 이어 전술입문기(TA-50)을 통해 작전 훈련을 마치고 전투기(KF-16 등) 기종 전환 훈련을 거쳐 조종사들이 일선 공군부대에 배치된다. 이런 과정을 감안해 군용 훈련기는 조종사 양성과 비행기술 연마를 위해 조종훈련이 쉽고 교육단계별로 기종 전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순직한 조종사 4명의 빈소는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기지 체육관에 마련됐으며 2일 오후 4시부터 일반 시민도 조문이 가능하다. 영결식은 4일 오전에 제3훈련비행단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종 훈련 중에 안타까운 사고로 순직한 정종혁 중위, 차재영 중위, 전용안 비행교수, 이장희 비행교수의 명복을 빈다”며 “조국의 하늘에서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 조종사들이 꿈을 펼쳐보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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