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해상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번째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최근 국내 기술로 만든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3년 안에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가 일부의 추정처럼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는 관련이 없다며, 소형·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띄우는 용도로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2025년 정도 전남 고흥 나로호 우주센터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본(완성체) 발사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구 저궤도인) 500㎞까지 중량 500㎏ 정도의 위성을 올리는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달 30일 서해상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앞으로 2~3차례 우주 발사체 추가 시험발사를 하고 본 발사에 성공한다면 실제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이제는 중·대형 위성이 하던 일을 초소형 위성이나 소형 여러 개가 군집을 이뤄서 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기존까지 500㎏급의 중형 위성이나 1톤급의 대형위성이 쓸 만한 해상도의 지구 사진을 찍었는데, 최근 기술 발달로 100㎏ 이하의 초소형 위성으로도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초소형 정찰위성을 군집 형태로 지구 저궤도에 띄우는 데 액체 추진에 견줘 저렴한 고체 추진 우주로켓을 사용할 계획이다.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유사하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탄 발사 이후 국방부가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 사실을 예정에 없이 공개해 ‘대북 견제용’이란 해석이 나왔다. 특히 일각에서 “이번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일환”이란 추정이 나오자, 군 당국은 “미사일을 생각하고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탄도탄의 경우 재진입 기술과 요격체계 발전에 따른 생존성 확보가 중요한 반면, 우주발사체는 첫번째 중요한 게 경제성과 비용”이라며 “우주발사체와 미사일을 겹쳐 생각하는 건 기술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설계 방향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처럼 우주발사체로 내세워 미사일 개발을 한다는 오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주발사체 개발 초기 비용 문제와 실패 리스크 등이 있어 초기에 국가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게 되면 이를 민간에 제공하고, 사용 목적에 맞게 활용된다면 그런 우려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하기관 관계자는 남북 간 고체 발사체 기술력 차이에 대해 “고체연료 기술은 우리가 앞서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액체 엔진 탑재 대륙간탄도탄의 기술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의 백두산 엔진은 산화제를 사산화이질소(N₂O₄) 등 강한 독성과 발암성물질을 사용하는데, 현대에 들어서는 발사체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물질”이란 설명으로 답변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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