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8대가 9일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 해협’) 상공을 통과해 동중국해와 동해 사이를 왕복 비행한 것을 긴급 발진한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확인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사진은 당시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누리집에 공개한 중국 H-6 폭격기 모습.
중국 폭격기 2대와 러시아 전투기·폭격기 4대가 24일 독도 동북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뒤 벗어났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직후여서 중, 러가 위력 시위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은 이날 오전 7시56분께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카디즈에 진입해 동해상으로 이동한 뒤 오전 9시33분께 카디즈 북쪽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중국 군용기는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오전 9시58분께 동해 북쪽 카디즈에 다시 진입한 뒤 오전 10시15분께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빠져나갔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오후 3시40분께 이어도 동남쪽 267㎞ 카디즈 외곽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중 4, 러 2)를 다시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군용기는 카디즈 외곽을 따라 북상하다가 중국 군용기 4대는 17분 만에 이탈했고,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카디즈 외곽으로 계속 북상했다고 한다.
합참은 “이날 영공 침범은 없었다”며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카디즈는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를 미리 식별하려고 나라마다 영공 바깥 일정한 지역에 그어놓은 가상의 선으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속도가 빠른 외국 군용기가 영공에 들어온 뒤에 대응하려면 늦기 때문에 각국 공군은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진입을 중-러 연합 공중훈련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 카디즈 진입을 경고하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별다른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중, 러 군용기가 사전 통보없이 카디즈에 진입한 것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일 순방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압박 행보를 편 것에 대응한 무력 시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에 한 중·러 양국의 군사 훈련은 시위 행동을 의도한 것으로 도발도를 높인 것”이라고 반발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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