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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중국 눈치보기? 코로나 영향? ‘미사일 섞어 쏘기’ 뒤 조용한 북한

등록 2022-05-26 14:14수정 2022-05-26 14:22

5월 들어 네 차례 발사 모두 미보도
통일부 “남북·한반도·내부 상황 고려한 듯”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려고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려고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북한은 25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두 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섞어 쏘기’하고도 26일 관련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인민 필독 매체’인 조선노동당 중앙위 기관지 <노동신문>은 물론,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중통)도 25일 ‘섞어 쏘기’ 관련 기사가 전혀 없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하다.

2012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쪽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중요 군사 행동을 했을 때는 당일 또는 다음 날 관련 소식을 <노동신문>이나 <중통>으로 전해왔다. 예외가 없지 않지만, 대체로 그랬다. 그런데 이달 들어선 25일 발사를 포함해 네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4·7·12일) 사실을 <노동신문> 등을 통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16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쪽으로 쏘고는 이튿날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하셨다”고 <노동신문> 1면에 보도한 게 마지막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건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 대내 상황에 대한 평가에 기인한다고 추정한다”고 짚었다.

이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 사실 자체와 관련 보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발사는 군사기술적 수요와 대내외 정치적 고려가 함께 작용하겠지만, 보도 여부는 군사기술적 수요보다는 정치적 셈법이 좀 더 크게 고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지 않기로 한) 북한 당국의 평가 내용이 무엇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일상적 군사행동’으로 외부에 인식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무력시위에 추가로 대외 발언을 덧붙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를 의식한 의도적 침묵일 수 있다거나, 코로나19 확산 탓에 어수선한 내부 사정을 고려했으리라는 등의 추정도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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