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란츠(90)가 1951년 한국 해병한테서 받은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미 해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란츠(90)가 당시 대구에서 자신에게 태극기를 건네준 한국 해병을 찾고 있다.
란츠는 지난 4월 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서 ‘평화의 사도' 메달을 받으면서 70여년간 태극기를 간직해온 사연을 밝히고 이를 준 한국 해병 전우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란츠는 1950년 11월부터 1년 동안 미국 해병대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북한 원산항에 내려 장진호를 거쳐 1951년 봄 대구에 보름가량 머물렀을 때 한국 해병대원을 알게 됐다. 대구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이 한국 해병은 란츠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가방에서 태극기를 꺼내 건넸다고 한다. 그는 이 한국 해병이 1951년 봄 대구에서 미국 해병대와 합류했고 친절한 인상에 영어를 잘했다고 기억한다.
란츠는 “그 태극기를 지난 71년 동안 참전을 기억하는 기념품으로 간직했다. 당시 내가 그에게 미국 국기를 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전쟁에 미 해병으로 참전했던 제임스 란츠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는 란츠의 사연이 담긴 영상을 보훈처 누리집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고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태극기를 건넨 한국 해병대원’을 찾게 되면 두 전우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전쟁터에서 태극기가 맺어준 아름다운 사연을 널리 알려 한국 해병을 찾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며 “1951년 봄, 대구에서 란츠씨에게 태극기를 준 해병에 대해 작은 단서라도 알고 계신 분은 보훈처로 연락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보는 보훈처 통합 콜센터(1577-0606) 또는 전자우편(lmj1048@korea.kr)으로 하면 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