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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경제 발전’ 앞세운 북 노동당 전원회의, 핵실험 메시지 내놓을까

등록 2022-06-09 09:34수정 2022-06-10 02:14

김정은 사회로 8일 회의 시작
7차 핵실험 결정 여부 최대 관심사

내각총리 선순위 호명, ‘부강발전’ 강조
‘경제’ 문제 비중있게 다뤄질 듯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8일 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시작됐다고 9일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들어서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크게 실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8일 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시작됐다고 9일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들어서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크게 실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8일 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시작됐다고 9일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전원회의는 상정된 토의 의정(의제)들을 일치가결(만장일치 찬성)로 승인하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토의 의제가 무엇인지, 회의 첫날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이 전원회의 첫날 소식을 전하며 토의 의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전례가 없지는 않지만, 흔치 않은 일이다. 전원회의 첫날 <노동신문> 보도문은 385자(8문장)로 단출하다.

이번 전원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듯하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실제 7차 핵실험을 최종 결정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달 25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기폭장치 시험을 하는 게 포착됐다”며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현지시각)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연일 7차 핵실험을 막으려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원회의 토의 의제와 관련한 <노동신문>의 ‘침묵’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북쪽은 2017년 9월3일 낮 12시29분께 6차 핵실험을 했는데, 그날 오전 김정은 총비서가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핵실험을 결정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7차 핵실험 결정 여부 외에 각별한 주목 대상은 <노동신문>이 보도문을 통해 이번 전원회의에서 ’경제’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대목이다. 신문은 김정은 총비서를 뺀 나머지 주요 참석자를 소개하며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김덕훈 동지, 조용원 동지, 최룡해 동지, 박정천 동지, 리병철 동지와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 노동당 중앙위 위원, 후보위원들”이라 호명했다.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의 호명 순서가 맞바뀐 게 눈에 띈다. 기존엔 ’최룡해-조용원-김덕훈’ 순이었는데, 이번엔 ’김덕훈-조용원-최룡해’ 순으로 달라졌다. 김 총리는 7일 김 총비서의 불참 속에 조용원 상무위원 겸 조직 담당 비서가 사회를 본 노동당 중앙위 8기9차 정치국회의에서도 조 비서와 함께 사실상 회의 상석에 나란히 앉았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9차 정치국회의가 7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려 “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 토의 의정(의제)을 결정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 담당 비서가 사회를 봤다. 서 있는 조용원 비서 옆에 앉은 이가 김덕훈 내각총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9차 정치국회의가 7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려 “노동당 중앙위 8기5차 전원회의 토의 의정(의제)을 결정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 담당 비서가 사회를 봤다. 서 있는 조용원 비서 옆에 앉은 이가 김덕훈 내각총리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신문이 이날 보도문에서 “국가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복리”를 도드라지게 강조한 사실도 김 총리의 호명 순서 앞당김과 함께 이번 회의에서 ‘경제’ 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될 가능성이 있으리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신문은 “위대한 우리 국가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복리를 위한 역사적 투쟁에서 맡고 있는 중대한 책무를 깊이 자각한 전체 참가자들의 높은 정치적 열의 속에 전원회의 확대회의는 의정 토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가 이번 회의 사업총화보고(연설)를 통해 올해 경제계획 목표 달성 여부를 중간 점검하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힘겨워 하는 인민을 위무할 ‘경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12일 노동당 중앙위 8기8차 정치국회의를 열어 이번 전원회의에서 “2022년도 당 및 국가정책 집행 중 상황에 대한 중간 총화(결산)”와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가 전원회의 연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대남 정책 기조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북쪽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 반응·평가를 내놓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전원회의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안정시키고 실질적인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의 길로 나아갈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확대회의’ 형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원회의는 며칠간 지속되리라 전망된다. 지난해 말 열린 8기4차 전원회의는 닷새(2021년 12월27~31일)간 열렸다.

한편 북한의 방역 당국인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7일 18시부터 8일 18시까지 전국적으로 5만860여명의 유열자(발열 증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신규 유열자는 전날(5만4610여명)에 비해 93% 수준으로 8일째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추가 사망자는 닷새째 나오지 않았다. 누적 유열자는 430만438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7% 수준이다. 누적 사망자는 71명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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