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 계기에 4년 9개월 만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어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미일남조선 3각 군사동맹”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나토화’를 실현해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억제·포위”하려는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뇌자(정상)회의를 통해 더 명백해졌다”고 밝혔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2일 <중통> 기자의 질문에 “나토 수뇌자회의 기간 미국과 일본, 남조선 당국자들이 반공화국 대결 모의판을 벌여놓고 3자 합동 군사연습을 진행하는 문제를 비롯해 우리를 겨냥한 군사적 공동 대응 방안들을 논의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 계기에 4년9개월 만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어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수준을 높여가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자”고 뜻을 모았다는 발표를 겨냥한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의 <중통> 회견은 인민들도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나토 수뇌자회의를 통해 미국이 유럽의 ‘군사화’와 아태 지역의 ‘나토화’를 실현해 로씨야(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억제·포위하려는 기도를 추구하고 있으며 미일남조선 3각 군사동맹을 그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짚었다. 이는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미국 주도로 12년 만에 채택한 새 ‘전략개념’에서 러시아를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중국을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 규정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현실은 미국이 ‘북조선 위협설’을 고취하는 진(짜)목적이 세계에 대한 군사적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한 구실을 마련하는 데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정세는 조선반도와 국제안보 환경의 급격한 악화 추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국가방위력 강화의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권과 국익, 영역을 믿음직하게 수호해나갈 것이며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중·러와 연대 의지를 내비치는 방식으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 강화 흐름에 대응해 북·중·러 3각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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