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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기후위기 속 대안적 삶이 있다

등록 2022-07-25 09:02수정 2022-07-25 09:12

한겨레 느린삶학교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한겨레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열쇠 모양 다층뿌리덮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재단 제공
한겨레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열쇠 모양 다층뿌리덮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재단 제공

오늘의 기후위기는 머잖은 미래에 인류가 대면하게 될 극심한 환경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자연과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화석 에너지로부터 벗어난 문명과 삶의 양식은 어떤 모습일까?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은 6월24일부터 3주 동안 매주 이틀씩 구례에 있는 국립공원 지리산생태탐방원에서 한겨레느린삶학교(6기)를 열어 대안적 삶의 철학과 방법을 모색하였다. 퍼머컬처 이론을 토대로 적은 에너지와 노동력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익히고 몸으로 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영속적 농업(Permanent Agriculture) 또는 영속적 문화(Permanent Culture)에서 온 용어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빌 몰리슨이 창안하였다. 미래의 생태적이고 효율적인 삶의 양식에 대한 사상과 방법론을 정립하여 전세계 생태주의 활동가들에게 깊고 넓은 영향을 미쳤다.

느린삶학교의 대표 강사이자 프로그램의 내용을 기획한 임경수 박사는 이번 행사에 대해서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할 수 있는 퍼머컬처를 바탕으로 느리지만 자연,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모색하는 교육과정이었다”고 소개하고 “이번 6기 과정은 실제로 생태적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운영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고 특별히 강조하였다.

'한겨레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태양광조리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재단 제공
'한겨레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태양광조리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재단 제공

'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팀별로 발표한 생태농장계획'. 재단 제공
'느린삶학교(6기) 참가자들이 팀별로 발표한 생태농장계획'. 재단 제공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으로는 퍼머컬처의 개념과 원리에서 시작하여 물 , 토양 , 에너지 , 집과 터 , 음식 , 이웃과 공동체 , 지역화폐 등에 대한 자세한 이해로 나아가고 동시에 퇴비와 다층뿌리덮개 , 태양광 조리기 만들기 등의 실습이 진행되었다 . 퍼머컬처 원리에 기초한 생태농장계획에서는 팀별로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발표되었다 . 참가자들은 또한 협동조합을 조직하여 각자가 가진 물건을 내놓아 판매하는 등 협동조합의 운영원리와 경험을 공유하였다 . ‘ 자연 , 이웃 , 그리고 느린 삶 ’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수돌 고려대 명예교수의 특강 뒤에는 열띤 토론이 뒤풀이까지 이어졌다 . 이 밖에도 구례에 살고 있는 박두규 시인과 윤주옥 생태활동가 , 김석균 건축가 , 장영란 자연음식 전문가의 특강 역시 각각의 주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

실습은 한겨레생명평화공원에 있는 김철호의 집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실에서 진행하였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고 김철호 선생이 우리 현대사에서 벌어진 좌우익의 대결 속에서 스러져간 원혼을 위로하고 역사를 치유하기를 바라며 내놓은 땅과 기금을 기반으로 설립되었다.

참가자 최승리씨는 “3주간 지리산에서의 수업은 저에게 또 다른 길을 찾아가는 입구였다. 입시, 취업, 결혼… 이렇게 살아가는 똑같은 경쟁적인 일상들과 자연을 파괴하고 석유를 사용하면서 사는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이와 다른 삶의 모습도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선재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사무국장 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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