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도·감청의혹 관련 통화…“전적 협력”

이종섭 국방장관이 지난해 5월25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전 미국의 요청으로 통화하고 최근 불거진 미국의 대통령실 고위 인사 도·감청 의혹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언론 보도 상황을 설명하고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국방장관의 요청으로 통화가 이루어졌고 미 장관의 설명을 저희 장관께서 충실히 들었고 또 필요한 말씀을 했다”며 “미 국무부, 국방부가 해당 법무부에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고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서 미국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도·감청의 실제 여부에 대해 전 대변인은 “미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에서 한국이 도·감청 의혹에 대해 유감이나 우려를 표명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 단계에서 거기에 대해서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전황 등을 분석한 미 정부 기밀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이 문건 중에는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한 대화도 있었다.

한국산 155㎜ 포탄 33만발의 날짜별 전달 계획이 담긴 문건과 관련 보도에 대해 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불가)에 대해서 국방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 보도 내용과 관련 문서에 대해서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에서 두 장관은 한·미동맹의 결속력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데 공감했고,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계획된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한·미동맹이 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권혁철 기자 [e-mail]